AI 기업 채권 수요의 신중론 대두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 조달 움직임이 채권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AI 인프라 구축, 데이터 센터 운영, 반도체 개발 등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서 발행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골드만삭스 데이터에 따르면, 내년 AI 관련 기업들의 총 채권 발행액은 60% 급증한 4,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공급량 증가와 더불어 투자 수익률 가시성 부족은 투자자들이 AI 관련 채권에 대해 더 높은 수준의 할인(concession)을 요구하거나 포트폴리오 내 집중 투자 한도를 재고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AI 기업 자체의 부도 위험이 크다는 우려는 아니지만, 앞으로 쏟아질 채권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 관리자들은 AI 관련 부채 투자에 대해 매우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투자 결정에 앞서 높은 수준의 확신을 요구하는 추세입니다. 브라운어드바이저리의 콜비 스틸슨은 이러한 공급 압박과 투자 자본 수익률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AI 기업 채권 투자 시 선별적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AI 외 영역, 채권 시장 활기
AI 분야와 대조적으로, 다른 산업군의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 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수요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 및 산업재와 같은 전통적인 발행사들의 신규 채권 발행에는 경쟁적인 매수세가 몰리며 발행 스프레드(채권 수익률과 국채 수익률의 차이)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웰링턴 매니지먼트의 로렌 모란은 제약 및 보험사의 인수 금융 채권 발행 사례를 들며, AI 분야 외의 투자 기회를 찾는 수요가 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운용할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AI 관련 투자 붐에서는 벗어나고자 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8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발행한 채권은 상당한 수준의 할인 제공에도 불구하고 발행을 완료했습니다. 반면, 보험 중개업체 에이온(Aon)이 진행한 135억 달러 규모의 인수 금융 채권 발행에는 650억 달러가 넘는 주문이 몰렸습니다. 이는 30년 만기 채권의 발행 금리를 35bp(0.35%p)까지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으며, 상대적으로 희소한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를 보여줍니다.
AI 채권 발행사의 양보와 투자자들의 선택
AI 관련 기업들은 채권 발행을 성사시키기 위해 발행 금리 할인(concession)을 제공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블랙록의 러셀 브라운백은 일부 AA 등급의 채권이 BBB 등급 채권과 유사한 수준의 스프레드로 가격 책정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투자자들은 특정 기술 기업과 연계된 데이터 센터 등 다양한 구조의 부채를 합산할 경우, 단일 발행사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 한도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점을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삼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AI 분야에 대한 열기가 식을 경우를 대비해 유연성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현재 과도한 비중을 투자하기보다는, 향후 AI 관련 채권 스프레드가 더욱 확대될 경우에 대비해 자금을 보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AI 관련 거래는 대형 발행사의 일반적인 수요보다 낮은 수준의 관심을 받았으며, 발행 이후 거래 성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는 시장이 예측 가능한 대규모 차입 계획에는 반응하지만, 단기간 내 반복되는 예상치 못한 발행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해하고 향후 거래에 대한 보상 요구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채권 시장의 선택적 수요와 향후 전망
AI 관련 채권 스프레드 확대는 신용 품질에 대한 우려보다는 단순한 수요-공급 역학에 따른 결과로 해석됩니다. AI 투자가 차입 비용을 훨씬 상회하는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기업들의 믿음과, 투자자들이 낮은 신용 등급 발행사에서나 볼 법한 보상을 받으면서도 높은 신용 등급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거래 조건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채권 시장에서 나타나는 분명한 신호는 AI 관련 차입자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선택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 상황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AI 관련 채권 외 다른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으며, AI 분야를 제외한 채권에 대한 시장의 갈증이 크다는 것이 웰링턴 매니지먼트의 설명입니다. 이는 AI 섹터의 공급량 증가 부담과 투자 불확실성이 다른 분야의 채권에 대한 투자 매력을 상대적으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향후 AI 관련 자본 지출 계획의 구체화 및 실제 수익성 가시화 여부가 채권 시장의 투자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